업무 중 작성한 AI 프롬프트는 누구의 것일까? (Feat. 생성형 AI 시대의 업무상 창작물과 소유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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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Claude, Gemini와 같은 생성형 AI가 업무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새로운 법적 질문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 최근 기업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직원이 업무 중 작성한 프롬프트(prompt)의 권리는 누구에게 귀속되는가?”라는 문제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직원이 작성하는 업무 결과물이라고 하면 이메일,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자료, 소스코드, 디자인 산출물 정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상당수의 업무가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 업무 효율의 상당 부분이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하느냐”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법률, 세무, 회계, 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직원들이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프롬프트 라이브러리(prompt library)를 구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프롬프트는 과연 직원 개인의 자산일까, 아니면 회사의 업무상 산출물로 보아야 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재 미국법상 프롬프트의 소유권에 관한 명확한 판례가 충분히 축적된 단계는 아니다. 또한 모든 프롬프트가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기존의 업무상 저작물(work made for hire), 발명·개발물 양도계약, 비밀유지의무 및 영업비밀(trade secret) 법리를 적용하면, 직원이 업무 범위 내에서 회사의 시간, 장비, 자료, 고객정보, 내부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작성한 프롬프트와 AI 관련 산출물에 대해서는 회사가 귀속 또는 사용통제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생성형 AI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자산, 프롬프트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전에는 업무 노하우가 주로 문서, 매뉴얼, 템플릿, 코드, 데이터베이스 등의 형태로 축적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프롬프트 자체를 중요한 업무 자산으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가 계약서 검토를 위해 사용하는 프롬프트, 세무사가 세무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프롬프트, 개발자가 코드 리뷰를 위해 사용하는 프롬프트는 단순한 질문문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일 수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AI 활용 노하우를 별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거나,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라는 직무를 두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직원이 회사를 떠날 때 자신이 만든 프롬프트를 가져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실무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미국법상 기본 원칙: 업무 범위 내 산출물은 회사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법에서는 일반적으로 직원이 고용관계 내에서, 즉 고용된 업무 범위(scope of employment) 안에서 창작한 저작물에 대하여 업무상 저작물(work made for hire)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쉽게 말해 직원이 자신의 직무 수행 과정에서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는 산출물을 만들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가 그 저작권자로 평가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 원칙은 전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결과물에 적용되어 왔다.
소프트웨어 코드
보고서
내부 문서
교육자료
마케팅 콘텐츠
디자인 산출물
생성형 AI가 등장했다고 해서 이러한 기본 원칙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직원이 회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작성한 프롬프트가 충분한 창작적 표현을 포함하고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업무상 저작물 원칙에 따라 회사에 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프롬프트가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명령문, 단순한 질문, 업무 절차, 방법론, 아이디어에 가까운 프롬프트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미국 저작권법은 아이디어, 절차, 프로세스, 시스템, 작동 방법, 개념 자체를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롬프트의 법적 성격은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떤 프롬프트는 저작권 보호 대상인 업무상 저작물로 평가될 수 있고, 어떤 프롬프트는 저작권보다는 계약상 업무 산출물, 회사의 기밀정보 또는 영업비밀로 다루어질 수 있다. 특히 회사의 시간, 장비, 데이터, 고객 정보, 내부 프로세스, 업무 경험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프롬프트라면, 회사가 해당 프롬프트를 업무상 산출물로 관리하고 퇴사 시 반환 또는 삭제를 요구할 근거가 더 강해질 수 있다.
프롬프트 자체가 영업비밀이 될 수도 있다?
실무적으로는 저작권보다 오히려 영업비밀 문제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세무법인이 수년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무 분석용 AI 프롬프트 체계를 구축했다고 가정해 보면, 해당 프롬프트가 다음 요건을 충족한다면 영업비밀로 보호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을 것
경제적 가치를 가질 것
회사가 비밀유지를 위해 합리적 노력을 기울였을 것
마찬가지로 로펌이 계약서 검토용 프롬프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거나, SaaS 기업이 고객지원 자동화 프롬프트를 개발한 경우에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모든 프롬프트가 영업비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개된 블로그, 커뮤니티, 교육자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일반적인 프롬프트나 누구나 쉽게 도출할 수 있는 단순한 지시문은 영업비밀로 인정되기 어렵다. 영업비밀로 보호되기 위해서는 해당 프롬프트가 비공개 정보이고,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회사가 실제로 접근권한 관리, 비밀유지의무, 내부 정책, 반환의무 등을 통해 비밀로 관리해 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퇴사하는 직원이 해당 프롬프트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새로운 회사에서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업무 노하우의 활용을 넘어 영업비밀 침해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AI 생성물은 누구의 것인가?
프롬프트뿐 아니라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권리 귀속 문제도 자주 논의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현재 미국 저작권사무소(U.S. Copyright Office)이 비교적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저작권법상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인간의 창작적 기여, 즉 human authorship이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 따라서 AI가 인간의 창작적 관여 없이 완전히 자동으로 생성한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를 받기 어렵다.
다만 실제 업무 환경에서는 AI가 모든 결과물을 자동으로 완성하는 경우보다, 직원이 프롬프트를 설계하고, AI 출력물을 검토한 뒤, 수정·편집·보완하여 최종 산출물을 만드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 경우 인간의 창작적 선택, 배열, 수정, 표현상 기여가 존재한다면 그 인간 기여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 보호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프롬프트를 입력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가 AI 출력물 전체의 저작자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미국 저작권사무소의 입장은, 프롬프트 입력만으로는 일반적으로 AI 출력물의 구체적인 표현 요소에 대한 충분한 인간 통제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방향에 가깝다.
따라서 AI 생성물의 권리관계는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보는 것이 안전하다.
첫째,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거의 없는 순수 AI 생성 부분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닐 수 있다.
둘째, 직원이 AI 출력물을 창작적으로 선택, 배열, 수정, 편집, 보완한 부분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셋째, 그 창작행위가 직원의 업무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면, 해당 보호 가능 부분은 업무상 저작물 원칙 또는 고용계약·발명양도계약에 따라 회사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넷째, 저작권 보호 여부와 별개로, 회사의 기밀정보, 고객정보, 내부 데이터, 업무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생성된 결과물은 회사의 비밀정보 또는 업무상 산출물로 관리될 수 있다.
퇴사 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실수
실무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은 많은 직원들이 프롬프트를 개인적인 노하우 정도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수개월 동안 개발한 프롬프트 라이브러리를 개인 Notion 계정이나 Google Drive에 보관하다가 퇴사 후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직원 입장에서는 “내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 입장에서는 해당 프롬프트가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업무 중 작성되었고
회사 업무를 위해 개발되었으며
회사의 데이터와 경험을 활용하였고
회사 경쟁력의 일부를 구성하는 자산이라는 점
이는 과거 직원이 회사 내부 매뉴얼, 계약서 템플릿, 고객 데이터베이스 또는 소스코드를 가져가는 것과 유사한 문제로 평가될 수 있다.
물론 직원이 일반적인 직무 경험, 기술, 지식, 업무 감각을 새로운 직장에서 활용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경험과 노하우의 활용을 넘어, 회사가 관리하던 구체적인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내부 데이터가 반영된 프롬프트, 고객별 분석 체계, 비공개 업무 프로세스를 그대로 반출하거나 재사용하는 경우이다.
앞으로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것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들이 아직 이 문제를 충분히 명시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고용계약서나 invention assignment agreement는 소프트웨어, 발명, 문서, 데이터 등을 전제로 작성되어 있으며, AI 프롬프트나 AI 생성물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점점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업무 중 작성된 AI 프롬프트의 귀속 및 사용권
AI 생성물의 권리 귀속 관계
AI 활용 정책(AI Usage Policy)
AI 플랫폼 입력 데이터 관리 기준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관리 기준
회사 계정과 개인 계정의 분리
퇴사 시 AI 관련 자료의 반환·삭제 의무
기밀정보, 고객정보, 개인정보를 AI 플랫폼에 입력하는 것에 대한 제한
특히 발명양도계약의 경우, 프롬프트가 특허법상 “발명”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계약상 “개발물”, “저작물”, “노하우”, “업무상 산출물”, “기밀정보”의 정의가 넓게 규정되어 있다면 프롬프트와 AI 관련 산출물의 귀속 근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계약서와 내부 정책이 AI 프롬프트 및 AI 생성물을 충분히 포섭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AI 사용 정책, 입력 데이터 관리, AI 산출물 귀속 및 퇴사 시 반환 의무를 명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AI 관련 산출물이 기존의 소스코드, 고객 리스트, 내부 매뉴얼과 유사한 수준의 기업 자산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법상 프롬프트의 소유권에 관한 명확한 판례가 충분히 축적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업무상 저작물, 계약상 발명·개발물 양도, 비밀유지의무 및 영업비밀 법리를 적용하면, 직원이 업무 범위 내에서 회사의 시간, 자료, 시스템, 고객정보를 사용하여 작성한 프롬프트와 AI 관련 산출물에 대해서는 회사가 귀속 또는 사용통제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프롬프트나 AI 생성물의 저작권 보호 여부는 별도로 검토되어야 한다. 단순한 지시문, 아이디어, 업무방법에 가까운 프롬프트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닐 수 있고,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부족한 AI 출력물 역시 저작권 보호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저작권뿐 아니라 고용계약, 발명양도계약, 비밀유지의무, 영업비밀 관리, 내부 AI 사용 정책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생성형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누가 프롬프트를 작성했는가”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떤 환경에서, 누구를 위해, 어떤 자원을 사용하여 작성되었는가”이다. 그리고 향후 수년 내에 이 문제는 소프트웨어 코드나 영업비밀만큼이나 중요한 고용법·지식재산권 쟁점으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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