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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Seed, Series A, Series B에서 투자계약서가 어떻게 달라질까?

  • 2일 전
  • 5분 분량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보다 보면 Seed, Series A, Series B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된다. 모두 투자 라운드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실제로는 각 단계마다 투자자의 기대, 회사의 성숙도, 실사 수준, 그리고 계약서의 복잡도가 상당히 다르다. 특히 미국식 벤처 투자에서는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회사의 지배구조와 투자자 권리, 향후 엑싯 구조까지 본격적으로 정비되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Seed 라운드는 “빠르게 투자금을 넣고 회사가 제품과 시장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에 가깝고, Series A는 “기관투자자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표준화된 우선주 투자계약 구조가 형성되는 단계”이며, Series B는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 사이의 권리 조정, 우선순위, 후속 성장 전략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Seed 라운드: 빠른 자금 조달과 단순한 문서 구조

Seed 라운드는 회사가 아직 제품, 시장, 매출, 조직 구조를 완전히 검증하기 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단계에서는 창업팀, 초기 제품, 시장 가능성, 그리고 향후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투자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투자계약도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실무에서는 Seed 라운드에서 전통적인 우선주 발행 방식보다 전환증권(convertible note)이나 SAFE(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SAFE는 투자 당시 회사의 정확한 기업가치를 확정하지 않고, 향후 priced round가 발생하면 일정한 할인율이나 valuation cap을 기준으로 주식으로 전환되는 구조이다. 초기 단계에서 협상 비용과 법률비용을 줄이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다만 Seed 라운드라고 해서 항상 문서가 단순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Seed 단계에서도 priced seed round, 즉 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식의 투자가 적지 않다. 이 경우에는 Series A와 유사하게 주식매수계약, 정관 수정, 투자자 권리계약 등이 준비되기도 한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Series A나 Series B에 비해 투자자 권리의 범위가 좁고, 이사회 구성이나 보호조항도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이다.

Seed 단계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쟁점은 valuation cap, discount rate, most favored nation 조항, SAFE 또는 note의 전환 조건, 그리고 향후 Series A에서 기존 Seed 투자자들이 어떤 권리를 가질 것인지이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당장 희석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SAFE나 note를 쉽게 발행하다 보면, 다음 라운드에서 예상보다 큰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Series A: 본격적인 기관투자와 표준 우선주 구조의 시작

Series A는 미국 스타트업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 단계부터는 대체로 기관투자자, 특히 벤처캐피탈이 리드 투자자로 참여하고, 회사 역시 단순한 아이디어 단계가 아니라 어느 정도 제품, 사용자, 매출 또는 시장 검증을 보여주어야 한다.

계약서 구조도 이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정비된다. 미국 실무에서는 NVCA 모델문서를 기초로 주식매수계약(Stock Purchase Agreement), 투자자 권리계약(Investors’ Rights Agreement), 우선매수권 및 공동매도권 계약(Right of First Refusal and Co-Sale Agreement), 의결권 계약(Voting Agreement), 그리고 수정정관(Amended and Restated Certificate of Incorporation)을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Series A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투자자가 단순히 돈을 넣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일정한 통제권을 갖는 주체로 들어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Series A 투자자는 이사회 의석을 요구할 수 있고, 신주 발행, 회사 매각, 정관 변경, 주요 자산 처분, 부채 발생, 예산 승인 등 일정한 사항에 대해 투자자 동의권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러한 조항을 흔히 보호조항(protective provisions)이라고 한다.

또한 Series A 우선주는 보통 청산우선권(liquidation preference), 전환권(conversion right), 희석방지권(anti-dilution protection), 정보권(information rights), 참여권 또는 선매권(pro rata right/preemptive right) 등을 포함한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1배 비참가형 청산우선권(1x non-participating liquidation preference)이 표준에 가깝다. 이는 회사가 매각될 때 투자자가 투자금 1배를 먼저 회수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해 더 유리한 경제적 결과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이다.

창업자 입장에서 Series A는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회사의 기본 지배구조가 만들어지는 단계이다. 따라서 이때 설정된 이사회 구조, 투자자 동의권, pro rata right, ROFR/co-sale 구조는 이후 Series B, Series C에서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 이때 법률검토 비용을 아끼기 위하여 투자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계약서에 일단 서명하고 투자금 규모가 커지는 Series B 라운드에서 제대로 법률검토를 받아서 계약서를 고치자는 생각으로 안일하게 대응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실제로는 Series A 문서가 회사의 장기적인 투자계약 구조의 기초가 되는 경우가 많다.



Series B: 성장자금, 기존 권리 조정, 그리고 우선순위의 문제

Series B는 회사가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어느 정도 입증하고, 본격적인 성장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히 회사가 될 것 같다는 기대만으로는 부족하고, 매출 성장, 고객 유지율, 시장 확장 가능성, 조직 운영 능력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검증이 요구된다.

계약서 측면에서 Series B는 기존 Series A 문서를 그대로 두고 별도의 문서를 추가로 만드는 방식보다는, 기존 투자계약들을 amended and restated 형태로 수정·재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즉, Series A 투자자와 Series B 투자자가 모두 당사자로 들어오는 통합 계약 구조를 만들고, 기존 권리를 유지할 것인지, 신규 Series B 투자자에게 더 강한 권리를 줄 것인지, 양 투자자 그룹 사이의 동의권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주요 협상 대상이 된다.

Series B에서 특히 중요한 쟁점은 우선순위(seniority)이다. 신규 투자자인 Series B 투자자는 자신이 더 높은 valuation에서 더 큰 금액을 투자하는 만큼, Series A보다 선순위 청산우선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회사 매각 시 Series B가 먼저 회수하고, 그 다음 Series A가 회수하며, 남은 금액이 보통주에게 배분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우선주가 pari passu, 즉 동순위로 배분되는 구조도 가능하다. 어느 쪽이 시장 관행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그 회사의 협상력과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 사이의 이해관계이다.

또한 Series B에서는 보호조항도 더 복잡해진다. Series A 때는 “Preferred Majority” 하나로 충분했던 동의 구조가, Series B에서는 Series B 단독 동의권, Series A 별도 동의권, 전체 우선주 동의권 등으로 나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Series B의 권리에 불리한 변경은 Series B 별도 승인을 요구하고, Series A에만 불균형하게 불리한 변경은 Series A 승인을 요구하는 식이다. 이 부분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향후 후속 투자나 M&A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동의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사회 구성도 Series B에서 다시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Series A 투자자가 이미 투자자 이사 1석을 가지고 있다면, Series B 리드 투자자도 별도 이사 지명권을 요구할 수 있다. 그 결과 이사회는 창업자, Series A 투자자, Series B 투자자, 독립이사로 구성되는 형태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사회 구조는 단순한 형식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직결되므로, 각 라운드에서 신중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라운드별 계약서 변화의 핵심

Seed, Series A, Series B의 가장 큰 차이는 문서의 양이 아니라 투자자가 회사에 대해 요구하는 권리의 성격이다. Seed에서는 투자자가 향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제적 권리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Series A에서는 투자자가 우선주 주주로서 경제적 권리와 기본적인 통제권을 확보한다. Series B에서는 기존 투자자 권리 위에 신규 투자자의 권리가 더해지면서, 권리 간 우선순위와 충돌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따라서 Seed 단계에서는 valuation cap과 전환 구조를, Series A 단계에서는 회사의 기본 지배구조와 투자자 보호조항을, Series B 단계에서는 기존 권리와 신규 권리의 조화, 청산우선순위, 이사회 구성, class vote 구조를 특히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최근 시장 관행의 변화

최근 미국 벤처투자 시장은 2021년과 같은 과열기와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초기 라운드에서는 여전히 좋은 회사에 자금이 몰리지만, 투자자들은 이전보다 더 명확한 traction, 자금 사용 계획, runway, 후속 투자 가능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동시에 Series B 이후 단계에서는 성장성뿐만 아니라 unit economics, 매출의 질, 비용 구조, exit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훨씬 더 중요해졌다.

계약서 측면에서도 극단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항상 일반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장 상황이 나빠질수록 pay-to-play, redemption right, 더 강한 정보권, 후속 라운드 참여권, investor consent right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가능성은 커진다. 반대로 경쟁이 치열한 우량 회사의 경우에는 여전히 비교적 회사 친화적인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라운드별 투자조건은 시장 상황, 회사의 협상력, 리드 투자자의 성격, 기존 cap table, 향후 financing plan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Seed, Series A, Series B는 모두 스타트업이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이지만, 각 라운드가 갖는 의미는 상당히 다르다. Seed는 가능성에 대한 투자이고, Series A는 본격적인 제도권 벤처투자 구조의 시작이며, Series B는 성장 단계에서 기존 권리와 신규 권리가 본격적으로 충돌하고 조정되는 단계로 보면 된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번 라운드만 잘 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계약을 볼 것이 아니라, 이번 라운드에서 정한 권리가 다음 라운드와 exit까지 어떻게 이어질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미국식 벤처투자 계약은 한 번 만들어진 구조가 후속 라운드에서 계속 누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라운드별 권리 구조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좋은 투자계약이란 단순히 valuation이 높은 계약이 아니라, 회사가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향후 의사결정과 exit 과정에서 불필요한 장애물을 만들지 않는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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